추도사 _오월어머니집 관장 이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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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너무 그립고 보고싶습니다.
오월어머니집 관장 이명자
오늘 우리는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신 배은심이라는 큰 나무를 잃었습니다.
35년 전 6월 생떼같은 자식을 가슴에 묻으신 어머니, 자식잃은 아픔에 슬퍼할 겨를도 없이 당신의 피맺힌 절규로 어린 손주 등에 업고 전국의 모든 민주화 투쟁 현장에 함께하셨습니다.
평범한 주부셨던 어머니에게 혼돈의 시대는 너무나 가혹했습니다.
부당한 권력의 탄압과 폭력 앞에서 자신의 육신이 부서지고 망가짐에도 주저하지 않고 뛰어 들었던 것은 혼자가 아닌 우리가 함께였기에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자식의 뜻을 이어가기 위한 몸부림이셨습니다.
어머니는 우리에게 두려움과 의심의 영혼 없는 상징에 혼을 불어 넣어주는 혼불 이었고 분열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동체셨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긴 세월 길바닥에서 군홧발에 짓밟히고 곤봉에 맞고 경찰버스에 태워서 알지도 못한 곳에 버려졌던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지만 이제는 지산동 집에서도, 도청 앞 광장에서도, 망월동에서도 삼십년 넘는 세월 함께 하였던 그 어디에서도 어머니를 다시는 볼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엄마”하고 부르면 “오냐”하고 웃으며 맞아 줄 것만 같은데.. 이제는 부를수도 만질수도 없이 우리 곁을 떠나가셨습니다.
그립습니다. 어머니
“다 잊어버리고 가거라. 이 많은 청년들이 너의 피맺힌 한을 풀어줄거야. 안되면 내가 풀겠다.” 하신 그 말씀.. 오늘 남은 우리가 지키겠습니다.
다 잊고 편히 가십시오.
그립고 그립던 아들 만나서 부디 못다 준 어미사랑 주십시오. 한열이와 어머니의 못다 푼 한을 저희가 풀겠습니다.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그리울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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